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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신성일… 판타지여도 되는 사람 (Shin Sung-il… the man of our fantasies.)

Nov 1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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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This is today’s anchor briefing.


1960년대 초반, 충무로… 그러니까, 여기서 충무로라 함은 퇴계로와 을지로 사이의 그 물리적 존재로서의 길 이름임과 동시에, 한국 영화의 메카로서의 그 충무로… 제가 어린 시절 가끔씩 지나다녔던 그 길은 말 그대로 영화의 본산지였고, 길거리 사진관의 쇼윈도에도 온통 한국영화의 스틸사진으로 넘쳐났던 낭만의 시대였다고나 할까…

In the early 1960s Chungmuro was not only the area between Toegye-ro and Eulji-ro, but also the symbolic center of the Korean film industry. The Chungmuro I often passed in my youth was the birthplace of Korean movies. The still pictures from Korean movies that were plastered in the show windows of photo studios that lined the street made it a place of romance and dreams.

* geological: 지질학의 * lined: 일직선으로 하다 * still pictures: 스틸 사진.


결혼하기 전의 신성일, 엄앵란 두 배우의 촬영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던 것도 바로 그 충무로의 어느 비 오는 날 밤거리였으니까요. 신성일. 그는 60년대 청춘의 심벌이었고,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여든 언저리의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그 청춘이란 단어를 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60년대 말 그는 짙은 빨간색의 머스탱 스포츠카를 몰았는데, 이름 그대로 그 야생마와 같았던 빨간 자동차는 그 주인과 함께 더욱 청춘의 상징인양 각인되기도 했습니다.

The first time I saw actors Shin Sung-il and Um Ang-ran was when they were filming a scene for a movie on the streets of Chungmuro on a rainy evening. This was before the two got married. Shin Sung-il. He was the 1960’s symbol of youth. What’s fascinating is that, even when he was in his 80s, it was hard to describe his personality without using the word youth. In the late 1960s he drove a red Mustang, and like the car he drove, he was untamed and wild. He and his car went down as the symbols of youth in our society.


저는 까까머리 중학생 때 우연히 그와 그의 자동차를 보고는 그 모든 것이 현실 같지 않았던 느낌을 가졌던 기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그는 참으로 우리에겐 현실 같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아마도 그 엄혹하고도 가난했던 시대를 관통하면서 누군가 하나쯤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해제되어 다른 모든 이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줘야 하는 존재로서 허락받을 수 있었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여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I remember when I first saw him in his red sports car when I was a middle schooler. To me, he seemed like someone who didn’t belong to our world. That’s right. Shin Sung-il, to us, is often perceived as someone beyond the ties of our reality. Perhaps, if there had to be someone who was allowed to live in everyone’s fantasy during a time of poverty, then it seemed like it would have to be him.

* perceive: 감지[인지]하다 * ties: (끈 등으로) 묶다, 묶어 두다[놓다]


그리고 아주 먼 훗날… 제가 백분토론을 진행하던 당시에, 그가 국회의원 신분으로 참관을 왔을 때, 저는 그 옛날 비 오는 날의 충무로 밤거리의 기억과 저를 환상에 빠뜨렸던 빨간색 머스탱 차에 대해서 얘기했지요. 그는 '아, 그래요…' 하면서 긴말을 이어가진 않았지만, 그저 제 생각으로는, 판타지에서 나와 정치라는 지극한 현실에 몸담았던 그가 그 순간, 그 어떤 회한에 잠시나마 빠졌던 것은 아닌가…

Later on in life, I saw him once again while I was moderating a debate. He had come to watch as a member of the National Assembly. When I met him, I told him about my memory of him on the rainy streets of Chungmuro on and how I felt when I would see him and his red sports car. He replied with a brief ‘Oh, I see…’ Back then, I thought his short response was because he felt a bit of regret for having to come out of his fantasy world to live the life of a politician.

* mediate: 중재[조정]하다


그렇게 제 맘대로 생각했더랬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를 얘기할 때 그 충무로의 비 오는 밤거리와 빨간색 스포츠카를 떠올리겠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로 상징되던 청춘과 낭만의 시대는 또한 가버렸다는 것을…

This was what I thought. From now on, whenever I talk about him, I will still mention the rainy Chungmuro streets and his red sports car. However, the more I do, the more it means that our youthful, romantic days have slipped away from us.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This is today’s anchor briefing.

Broadcasted on Nov. 5, 2018
Translated by Jeong Ju-won and edited by Brolley Gen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