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김수환 추기경의 말씀

Feb 23,2019
‘천황께서 조선 반도의 청소년 학도에게 내린 칙유(勅諭ㆍ왕의 포고문)에 대한 황국신민으로서의 소감을 쓰라.’ 시험지를 들여다보던 열여덟 살 학생은 단 두 줄을 적었다. ‘나는 황국신민이 아님. 따라서 소감이 없음.’ 일제강점기였던 1940년 서울 동성상업학교 을조(소신학교) 졸업반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나중에 가톨릭 사제가 됐다. 오는 16일로 선종 10주년을 맞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다.

사제가 되고 나서 독일에 유학했던 시절, 그는 ‘교회의 사회 참여’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62~65년) 정신에 감화됐다. 민주화에 힘을 보탠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국가보위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만들어 박정희 대통령에게 비상대권을 부여하려던 71년 말이었다. KBS가 전국에 생중계한 성탄 자정 미사에서 그는 강론 원고에 없던 말을 꺼냈다.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 제위에게 상당수 국민의 양심을 대신해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국가보위 특별조치법의 입법이 필요불가결의 것이라고 양심적으로 확신하고 계십니까.” TV를 보다 화들짝 놀란 박 대통령은 생중계를 끊으라고 지시했다. 87년 6월 경찰이 명동 성당에 진입해 시위 대학생들을 연행하려 할 때 “먼저 나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입니다”라고 했던 건 유명한 일화다.


내가 한 영작

“Write your thoughts as a subject of the empire about the emperor’s order to ⓐthe young students in the Joseon Peninsula.” An 18-year-old student read the question and wrote two sentences. “I am not a subject of the empire. Therefore, I have no thoughts on it.” ⓑIt was ⓒin Dongseong Schoolin Seoul in 1940. The boy later became a Catholic priest. He is late Cardinal Stephen Kim Sou-hwan, who passed away ⓔten years ago on February 16.


the young students → young students 특정 대상이 아니므로 the 없이

It → This 바로 앞에 가까이 있는 내용은 this로

in Dongseong School → at in은 공간 안에 초점을 맞추고 at은 전체 지역 중에 특정 지점을 나타냄

in Seoul → Seoul’s Dongseong School 불필요한 정보 삭제

ten years ago on February 16 → 10 years ago on Feb. 16 날짜와 함께 월을 표시할 경우 보통 축약형으로


After proofreading

“Write your thoughts as a subject of the empire about the emperor’s order to ⓐyoung students in the Joseon Peninsula.” An 18-year-old student read the question and wrote two sentences. “I am not a subject of the empire. Therefore, I have no thoughts on it.” ⓑ This was ⓒatSeoul’s Dongseong School in 1940. The boy later became a Catholic priest: He is the late Cardinal Stephen Kim Sou-hwan, who passed away ⓔ10 years ago on Feb. 16.


김 추기경은 세상에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상황에서 새겨들어야 할 말씀도 많다. “개혁에 대해 사람들이 왜 걱정하는지 진지하게 헤아려 보고 신속ㆍ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국민 절대다수가 지지하는 것으로 과신, 모든 것이 잘 되어가는 줄로 알아서는 안 됩니다.…(중략)…많은 이들이 개혁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염려합니다. 이들은 대통령이나 그 측근이 너무 자신만만하여 중대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고 있어 결국 국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것입니다.”(93년 9월 한국발전연구원 초청 강연)

“…한 가지만이 절대적인 것도 아니며 절대적일 수도 없습니다.…어떤 문제라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고, 대화할 때 나의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주입하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바보가 바보들에게』 2권)

각계 인사 131명과 함께 한 ‘2005 희망 제안’을 통해서는 “보수와 진보로 양극화된 사회를 통합하고 실업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만들자”고 했다. 만일 지금 김 추기경 같은 큰 어른이 있어 이런 말씀들을 다시 한다면 어땠을까. 새삼 그가 떠난 자리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권혁주 논설위원


내가 한 영작

At the 2005 Proposals of Hopes with 131 figures in various fields, Cardinal Kim suggested ⓐunifyingthe divided society of the conservatives and liberals and creating jobs for the unemployed. How would it be if there were an elder like ⓒCardinal Kim today to share such words? I find his absence ⓓ ⓔparticularly big.


unifying → the idea of unifying 사회 통합을 제안한다고 해서 바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님, 사회 통합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 것으로 봐야 함

the → a 특정 사회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양극화된 어떤 성질을 띤 사회를 말하는 것

Cardinal Kim → him 앞서 나온 대상은 대명사로

ⓓ 없음 → to be 추가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할 때 추측의 의미로 to be~(~일 것으로)를 씀

particularly big → particularly large large가 좀 더 문어체에 가까움


After proofreading

At the 2005 Proposals of Hopes, with 131 figures in various fields, Cardinal Kim suggested ⓐthe idea of unifyinga divided society of the conservatives and liberals and creating jobs for the unemployed. How would it be if there were an elder like ⓒhim today to share such words? I find his absence ⓓto beparticularly la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