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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풍선을 잡다…'

[Anchor Briefing] ‘Holding the balloon…’
Nov 16,2019
Aired on Nov. 11, 2019
Translated by Chea Sarah and Brolley Genster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This is today's anchor briefing.



1970년의 어느 날 그는 검은색 크라운 자동차를 타고 교정으로 들어왔습니다. 같은 울타리 안에 있던 예술대의 행사에 배우 윤정희는 그렇게 홀연히 나타났다가 시야에서 사라져 갔지요. 우리들 중학생들의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고 말입니다.

One day in 1970, she arrived on campus in a black Toyota Crown car. Actress Yoon Jeong-hee suddenly appeared at an event at Sorabol Art College and disappeared from the public’s eyes. She blew the minds of many junior high school students and left.

*appear: 나타나다 *disappear: 사라지다



시간이 지나 꼭 40년 후에 저는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About 40 years later, I interviewed her.



[2010년 4월 1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자료 MBC) : 오죽하면 어느 날 제가 잠을 자는데요. 쿨쿨 자고 있는데 제 남편이 옆에서 '여보, 여보, 여보 좀 일어날래? 저 달이 기가 막히다' 그런 적도 있거든요.]

“One day when I was sleeping, my husband woke me up and said ‘honey, honey, please wake up honey. Look at the beautiful moon.’”
- April 10, 2010 "Sohn Suk-hee’s Focus of Attention"



가장 화려했던 시기, 대중의 곁을 훌쩍 떠나서 지극히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배우…그는 그 흔한 자동차 한 대 없이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서 반세기를 살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배우 윤정희를 다시 만난 것은 바로 엊그제 같은 3년 전 가을이었습니다.

In the prime of her life, Yoon wished to leave public life and live a normal life instead. Yoon said she lived in a small apartment in Paris without a car for over half a century. It was autumn three years ago when I met her again.

*half a century: 반세기



'고무풍선 같다. 내가 손을 뻗어서 현실이라는 땅으로 끌어 내려도 다시 둥실 떠오른다'… 윤 선생님에 대해 누군가 한 말입니다.

‘She is like a rubber balloon. No matter how many times I tried to pull her down to reality, she rose higher in the sky’… Someone said this about Yoon.

*rubber ballon: 고무풍선



"제 남편이요…나는 좋아요… 저는 고무풍선같이 그렇게 하늘로 올라가고 싶은데 그래도 이해를 해주고 또 긍정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으니까"
- 2016년 9월 22일 '뉴스룸'

“My husband… I like him… Although I want to go higher in the sky like a rubber balloon, he understands me and we are living with a positive spirit.”
- September 22, 2016 "JTBC Newsroom"



그때… 어렴풋이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는 인터뷰에 최선을 다했기에 감히 입에 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잃어버리고, 가족을 잃어버리고 마지막으로는 나를 잃어버린다는… 그러나 이미 그 병을 한참 앓고 있었던 배우는 여전히 고운 꿈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Although I saw a glimmer of what she was hiding at the time, I did not want to say anything as she was doing her best for the interview. Losing memory, losing family and finally losing oneself… Yoon, who was already suffering from the disease, was still holding on to her dream.

*have a glimmer of: ~을 어렴풋이 짐작하다



투병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놀랐지만 그를 향해 보내는 위로의 온기는 따뜻했습니다. 세상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연기와 아름다운 삶으로 인해, 울고 웃고 위안받았기에… 이제는 돌려주고자 했던 웃음과 위로.

People were shocked with the news that she had been fighting her illness for years, and many sent their warm words of consolation for her. Since many people cried, laughed and were consoled by her acting and beautiful life for a long time, it was time for them to return the laughter and consolation.

*consolation: 위안, 위로 *laughter: 웃음



저는 이제 90살 돼도 멋쟁이 역할이 있을 것 같아요. 그 하얀 머리에 쭈글쭈글한 얼굴로 어떤 여자의 인생을 얘기하고 싶은 영화를 저는 지금도 꿈꾸고 있어요.
- 2010년 4월 1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I think there will still be a great role for me even when I turn 90. I’m still dreaming of a film that talks about the life of an old woman with a shriveled face and white hair.”
- April 10, 2010 "Sohn Suk-hee’s Focus of Attention"

* a shriveled face: 주름진 얼굴



그는 꿈꾸고 있었고 어쩌면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깊은 밤 잠을 자다 깨어나 올려다본 눈부신 달처럼 대중의 꿈과 함께 기억될 배우…

She was dreaming of her future at the time and perhaps she is still dreaming now. She is an actress that people will remember with their dreams just like a brilliant moon seen after waking up from a deep sleep.

*brilliant: 눈부신



그가 우리를, 심지어는 자신을 잊어간다 해도… 우리가 그를 기억할 것입니다.

Even though she is forgetting us, and even herself, we should remember her.



오늘의 앵커브리핑은 저의 우상이었던 배우 윤정희님께 드립니다.

I would like to dedicate today’s anchor briefing to my idol, actress Yoon Jeong-h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