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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istrust that creates suspicion: In ‘Rage,’ Lee Sang-il examines the lives of three murder suspects

Apr 04,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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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Sang-il [STUDIO 706]
At first glance, the latest Japanese murder mystery “Rage” is no different from any other appalling crime story. But audiences will gradually notice how it divulges from the typical murder mysteries as it sheds light on the paranoia and distrust inherent in human relationships instead of simply tracking down the criminal.

Directed by third-generation Korean Japanese Lee Sang-il of “Villain” (2011), which was adapted from a novel by Shuichi Yoshida, the 43-year-old’s seventh full-length film is also based on the novelist’s mystery novel of the same name.

While promoting the movie, which hit Korean theaters on Thursday, Lee met with Magazine M, an affiliate of the Korea JoongAng Daily. The following are edited excerpts from the interview.



Q. “Rage” is the second time you adapted a film from a Shuichi Yoshida novel. What attracted you to choose his story again?

A.
Both novels, “Villain” and “Rage,” start off with a murder case. But instead of concentrating on the motivations behind the murder, they show the aftermath of the murder and how it destroys people’s lives. I feel Shuichi Yoshida’s novels are fiction that don’t lie. He said that he didn’t depict motivations in detail because he could not come up with a definite answer, which I agree with.



In the film, a murderer heartlessly kills a couple and leaves the spot with ‘Rage’ written on the door. When police start to investigate the murder after a year, three suspects from different places are each shown forming relationships with others.

I thought making the audience question the three suspects and depicting who they surround themselves with was an interesting structure to follow. Shuichi Yoshida actually got the idea from a real case. In Japan, a criminal managed to evade police for a year. After seeing his picture, thousands of people called in to police, showing that a large number of people suspected those around them.



Towards the end, the film focuses on whether the people around the three suspects choose to believe the men or to suspect them as criminals. Why did you choose to go in that direction?

The audience first follows the story wondering who the criminal is. However, I tried to make them feel sympathy towards the suspects [by the end] in order to shed light on the true subject of the film: trust. That way, the audience is able to question what it takes for a person to trust others.



You worked on the script for “Rage” alone instead of cooperating with the novelist like you did for “Villain.” Why?

This time, he completely left the script to me. I could understand why he made me work on it alone because “Rage” opens a lot of possibilities with its characters. I wrote the script with the idea that the film is an extension of the novel. I tried to concentrate more on the human side of the criminal.



Combining the stories of the three men comes off very smoothly. How did you manage to pull it off?

Though the stories of the three men all occur in different locations, I tried to have the audience perceive that everything is fundamentally connected. In modern society, human relations are even stronger and impose a huge influence on each other. Maybe it is that connectivity that resulted in the murder in the film.



Rage is something that every character in the film feels. It seems that the movie sheds light on trust and the suspicions that people have of each other. What did you want to deliver through the movie?

Rage in the film is not simply a feeling itself. It is a lot deeper and wider. People these days give up on feeling angry for so many reasons. But that doesn’t make the anger vanish. It stays inside like a seed and it could transform into different forms in the future. It could turn into trust or it could remain a strong feeling left inside.

BY JANG SUNG-RAN [jin.minji@joongang.co.kr]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부터 시작하지만, 단순히 그 범인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분노를 그리는 동시에, 그 너머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믿음에 대해 묻는다. 재일 교포 3세인 이상일(43)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 ‘분노’(원제 怒り, 3월 30일 개봉) 얘기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소설가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악인’(2010)에 이어 이 감독이 일본에서 주목받는 작가 감독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이유를 여실히 느끼게 한다. ‘분노’의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이 감독은, “그의 촬영 현장은 지옥”이라 할 정도로 “지독한 감독”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 달리 유쾌하고 여유로웠다. 이 감독이 한국어를 대부분 알아들어, 기자의 질문은 대부분 통역을 거치지 않았다.

질의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영화화한 건 ‘악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응답 :

“소설 『악인』(은행나무)에 이어 『분노』(은행나무) 역시 살인 사건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누가 왜 살인을 저질렀는가를 밝히는 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의 여파,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해 나가는지를 보여 준다. 요시다씨의 소설은 ‘거짓말하지 않는 허구’라 느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어, 소설 속에 살인 동기를 상세히 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말에 공감한다. 그건 영화나 소설 한 편으로 다룰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 문제에 섣불리 답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 답을 찾기 위해 그 주변을 철저히 탐색하는 것이 감독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질의 :-‘분노’에서 범인은 어느 부부를 끔찍하게 살해한 후 현장에 피로 ‘怒(노할 노)’란 글씨를 남긴다. 1년 뒤 공개 수배가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살인범일지도 모를 세 남자,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나오토(아야노 고)·타나카(모리야마 미라이)가 각각 일본 지바현(縣)의 항구 도시, 도쿄, 오키나와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모습이 교차돼 흐른다.
응답 :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채로 세 용의자의 주변 인물뿐 아니라, 독자(관객) 역시 세 인물을 의심하게 하는 이야기 구조 자체가 새롭고 특별하다고 느꼈다. 요시다씨는 실제 사건에서 이러한 형식의 모티브를 얻었다. 일본에서 어떤 범인이 1년여 동안 도망 다닌 사건이 있었다. 그의 지명 수배 사진을 보고 수천 명이 신고했다. 그렇게나 많은 사람이 주변 사람을 의심한 거다.”

질의 :-극 후반으로 갈수록 세 남자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그들을 ‘인간적으로 믿을 것인가, 살인범으로 의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해지는데.
응답 :

“그런 흐름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웃음). 관객 입장에서 보면, 처음에는 ‘세 남자 중 누가 범인인가?’ 하는 호기심에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그 너머 진짜 주제인 ‘믿음’의 문제를 던지기 위해, 중·후반 들어 관객이 세 남자에게 연민을 느껴 ‘아무도 범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게 하려 했다. 그래야만 관객 스스로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곱씹게 될 테니 말이다.”

질의 :-‘악인’의 각색 작업은 요시다 작가와 함께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혼자 시나리오를 썼다고.
응답 :

“이번에는 요시다씨가 내게 (각색을) 완전히 맡겼다.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납득이 갔다. 『분노』는 인물들에게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영화가 소설을 이어 간다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질의 :-이 영화가 소설의 이야기를 이어 간 점이라면.
응답 :

“영화에서는 범인의 내면, 그의 인간성을 조금 더 보여 주고자 했다. 결말에 보이는 범인의 마지막 모습이 그것이다. 또, 끔찍한 상처를 입은 이즈미(히로세 스즈)가 영화의 결말에서 보다 명확하게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는 모습 역시 원작에서 한발 나아간 점이다.”

질의 :-세 남자의 이야기를 교차하는 지점의 편집이 굉장히 매끄럽다. 영화적 연출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응답 :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일어나는, 각기 다른 인물의 이야기지만, 근본적으로 그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주려 했다. 현대 사회는 인간관계가 더 강하게 연결돼 있고, 서로 파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연결성’이 이 영화에 나오는 살인 사건을 낳은 원인 중 하나일지 모른다.”

질의 :-이 영화가 그리는 ‘분노’는 비단 세 용의자만이 아니라 모든 인물이 느끼는 감정이다. 그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내가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 하는 의심과 ‘어떤 인간관계나 행동도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인 것 같다.
응답 :

“원작과 이 영화가 그리는 ‘분노’는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화내는 뜨거운 감정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고 넓은 의미다. 많은 현대인들이 여러 이유로 분노하는 것조차 포기하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그 감정이 사라질까. 아니다. 나중에 무엇으로 변할지 모르는 분노의 씨앗이 우리 안에 남는다. 그것이 누군가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바뀔 수도 있고, 끝내 자신 안에 존재하는 그 강렬한 감정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질의 :-당신은 어떤가. 사람을 잘 믿는 편인가.
응답 :

“아주 단순히 누군가를 확 믿어 버리는 면이 있는 동시에 의심도 깊다(웃음).”

질의 :-와타나베 켄, 츠마부키 사토시, 미야자키 아오이, 마츠야마 켄이치, 아야노 고, 히로세 스즈 등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이 영화에 총출동했다. 감독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 같은데.
응답 :

“이 영화를 찍고 나서 나와 ‘두 번 다시는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웃음). 이 일류 배우들이 ‘분노’에서는 다들 자신들의 주된 이미지와 먼 역할에 도전했다. 오랫동안 몸에 두르고 있던 것들을 벗어 버리는 어려운 작업에 기꺼이 동참한 그들이 존경스럽다.”

질의 :-숨 막힐 듯 무더운 여름이 배경이다.
응답 :

“원작에서는 여름부터 겨울까지 반년의 시간을 다루는데, 영화에서는 여름 한철의 이야기로 만들었다. 열기·땀·기름기가 사람들의 몸을 감싸고 피 냄새가 날 듯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여름의 기운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

질의 :-당신의 영화는 대부분 무더운 여름 아니면 차디찬 겨울이 배경이다. 그 혹독함이 영상에 고스란히 드러나는데.
응답 :

“영화를 찍는 동안 몸이 편하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극의 배경을 그렇게 정하는 것 같다. 하하하. 영화에서 인물들은 갖가지 시련을 거치지 않나. 그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로 하여금, 정신적인 시련뿐 아니라 육체적인 시련도 경험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 때문인지 카와무라 겐키 프로듀서가 ‘당신 영화는 일본 영화계에서 촬영장이 고되기로 3위 안에 든다’고 하더라(웃음). ‘69 식스티 나인’(2004) ‘악인’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함께한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는, 내 영화에 한 번 출연하고 나면 5년 정도는 같이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고 하더라(웃음).”

질의 :-범인이 살해 현장에 ‘怒’란 글씨를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 :

“영화는 그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짐작하건대, 그는 분노라는 감정에 지배당하는 동시에, 어느 누구보다 그 감정을 바보스럽게 여기는 인물 같다. 그 갈등이 그를 계속 아슬아슬한 상태로 몰아간 게 아닐까.”

질의 :-평소 당신을 가장 분노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응답 :

“신중하게 답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작은 일로 분노한다고?’라고 생각하면 안 되니까. 하하. 아무래도 나 자신에게 화날 때가 가장 많다. 그게 나를 가장 깊게 찌르는 분노가 아닐까.”

장성란 기자 hairpin@joongang.co.kr 사진=라희찬(STUDIO 706)